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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카이사 공허의 딸이 된 그녀의 이야기

by 강아진수 2022. 5.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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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소녀였던 카이사

두려움을 모르는 듯 공허와 싸우고 있는 카이사에게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이라면, 그녀가 처음에는 이렇다 할 특별함 없이 평범한 삶을 살았다는 사실이다. 대대로 용맹한 전사를 배출해내는 부족의 가문에서 태어난 것도 아니고, 슈리마의 대지 아래 있는 미지의 위협과 맞서 싸우기 위해 머나먼 곳에서 소환된 것도 아닌 그녀는 평범한 소녀에 불과했다.

혹독한 기후의 남쪽의 사막에서 태어난 그녀는 부모에게서 사랑을 듬뿍 받으며 부족함 없이 자랐고, 친구들과 놀며 시간을 보내는 그 나이대에 어울리는 그런 평범한 소녀로 성장해왔다.

 

 

 

운명을 바꾼 여름

그 소녀의 운명이 완전히 바뀐 것은 태어난 지 10년째의 여름을 맞이할 무렵이었다. 그 시절의 카이사는 너무 어렸기에 마을을 휩쓸었던 이상한 소문들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다. 사실 그 무렵 마을에는 낯선 존재들이 들어왔었는데, 그들은 공허를 맹목적으로 숭배하는 광신도 집단이었다. 그들은 땅 아래에 도사린 어둠의 힘에게 제물을 바치라고 요구하고 있었고, 그 소문들에 대해 알고 있던 어머니는 그녀에게 집 밖에 나가 놀지 말라며 신신당부했다.

그러나 아직 어렸던 카이사는 그 말을 믿지 않았고, 그러던 어느 날 늦은 저녁 카이사는 마을 사람 중에 소문을 믿고 염소를 제물로 바치려는 사람들을 목격한다. 카이사는 염소가 불쌍해 보였는지 염소들을 묶은 밧줄을 잘라 가까운 협곡에 풀어주었다.  그러나 곧 땅이 마구 흔들리기 시작했고, 번뜩이는 빛줄기에 하늘이 그슬린다.

 

공허가 깨어난 것이다. 거대한 균열이 발생해 지반들을 다 쪼개 버렸고, 그녀의 마을과 주민들을 다 집어삼켰다. 마을이 통째로 사라진 그 자리에는 칠흑 같은 어둠과 이리저리 뒤틀린 기둥들이 솟아올라있는 모래벌판만이 남았다.

 

 

 

10년에 가까운 시간

카시아는 땅 밑 어딘가에서 간신히 의식을 되찾았다. 온몸을 짓누르는 공포감 때문에 죽을 것 같았지만 아직 희망의 끈을 놓을 수는 없었다. 어딘가에서 살아남은 주민들의 비명 소리가 그녀에게 희미하게나마 들려왔고, 꺼져갈 듯 한 목소리로 서로의 이름이 되풀이하며 불러댔다. 하지만 그 소리도 오래가지는 못했다. 사흘이 지나자 들려오면 목소리들도 잦아들었고, 그녀의 귀에 들리는 것은 오직 자신의 목소리 뿐이었다. 친구도 가족도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니었고 카이사 그녀만 어둠 속에 홀로 남았다.

 

아직 어린 나이에 홀로 남게 된 카이사는 희망의 불씨가 조금씩 꺼져가고 있었는데, 어디선가 그녀의 눈에 저 멀리서 희미하게 비추는 아련한 빛이 보였고 그녀는 그 빛을 향해 걸어갔다. 그 빛 앞에 다다른 그녀는 주위를 살폈다.

 

주변에는 물이 약간 남은 가죽 부대와 썩어가는 복숭아, 그리고 마을이 붕괴된 자리에 간간히 보이는 먹을거리들이 보였다. 그녀는 그 덕분에 간신히 굶어 죽지는 않을 수 있었다.

그러나 이제 그녀는 굶주림보다 더 큰 두려움에 직면하게 되는데, 그녀의 눈앞에 거대한 동굴이 펼쳐져 있었던 것이다. 그 동굴은 이 세상의 것 같지 않은 짙은 보라색 불빛으로 은은히 빛나고 있었는데, 동굴 안에는 더 끔찍했다.

 

동굴 안에는 그녀보다 크지는 않지만 난생처음 보는 기괴한 형상을 한 생명체들이 우글거리고 있었던 것이다.

그중 한놈이 그녀를 발견했고, 그녀는 그 기괴한 괴물과의 목숨을 건 힘겨운 결투를 한 끝에 쓰러뜨리게 되는데,

그녀에게 기이한 일이 일어났다. 그 괴물의 몸에 붙어있던 겉껍질이 카이사의 팔에 착 들러붙어버린 것이다. 갑자기 자신에게 일어난 일에 그녀는 공포에 휩싸여 어떻게든 껍질을 뜯어내려 시도해봤지만, 칼로도 단단한 그 껍질은 도저히 뜯어지지 않았다.

 

그러면서 그녀는 깨달았다. 자신의 몸에 붙어버린 이 껍질은 이제 자신의 일부가 되었다는 사실을 말이다.

매일매일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치며 그 괴물들을 상대했고, 그렇게 몇 년이라는 시간이 지나며 많은 괴물들을 상대하고 쓰러뜨리면서 그녀의 껍질도 점점 더 넓어져갔다.

 

몇 년의 시간 동안 공허의 괴물들과 싸운 카이사는 더 이상 공포감에 몸부림치는 소녀가 아니었다. 사냥감에서 사냥꾼으로 변모하여 10년에 가까운 세월 동안 굶주린 괴물들이 인간들을 먹어치우지 못하게 노력한다.

 

 

 

글을 정리하며 그 외 카이사의 정보와 관계

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의 조이에 이어 2018년 3월 7일에 나온 140번째 캐릭터이다.

말자하는 카이사의 삶을 시궁창으로 몰아넣었던, 그녀의 마을에 찾아왔던 공허를 숭배하는 광신도 집단의 수장이다.

게임 내에서 카사딘카이사의 아버지이다.

그러나 서로가 '친숙한 느낌이 드는 누군가' 정도로만 인지할 뿐 알아보지 못한다.

그녀의 일부가 된 껍질은 원래는 기생충이었으나 지금은 생체 갑옷 역할을 하며 살아있다.

먹이를 제대로 공급받지 못하면 그녀를 삼켜버릴 수도 있다고 한다.

그녀가 게임상에서 쓰는 무기는 그녀의 하체를 감싼 껍질로부터 흘러들어온 에너지에 의해 형성된 것이다.

카이사는 자신과 같은 피해자가 생기지 않게 하기 위해 기를 쓰고 인간들을 보호하고자 하나, 인간들은 그녀를 괴물 취급하며 두려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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